메모리와 인공 시냅스 기능 하나의 소자에 구현
비정질 TeO₃ 기반 초광대 메모리 특성…「Small」 표지논문 선정
한양대학교 물리학과 정문석 교수 공동연구팀이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와 빛을 이용해 학습하는 인공 시냅스 기능을 하나의 반도체 소자에서 구현했다. 숭실대학교·이화여자대학교·건국대학교·미국 텍사스대학교 댈러스 연구진과 함께 수행한 이번 연구는 향후 저전력 메모리와 인공지능·뉴로모픽 반도체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반도체에도 단순히 정보를 저장하고 연산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뇌처럼 정보를 기억하고 학습할 수 있는 기능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기억과 연산을 효율적으로 결합하는 뉴로모픽 반도체는 인공지능 연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비정질 텔루륨 산화물(amorphous TeO₃, a-TeO₃)에 주목했다. 얇은 텔루륨(Te)을 자외선과 오존으로 산화시키는 비교적 간단한 공정을 통해 a-TeO₃를 형성하고, 이를 채널 소재로 활용한 p형 산화물 반도체 소자를 제작했다.
연구 결과, 제작된 소자는 전압을 가했을 때 전하가 저장되고 이후에도 전기적 상태가 유지되는 메모리 특성을 나타냈다. 특히 약 58.5V에 달하는 매우 넓은 메모리 동작 범위인 ‘메모리 윈도우’를 구현했다. 메모리 윈도우가 넓을수록 소자의 전기적 상태를 폭넓게 조절할 수 있어, 하나의 소자에 여러 단계의 정보를 저장하는 멀티레벨 메모리로 활용할 가능성이 커진다.
연구팀은 같은 소자에서 빛을 이용한 인공 시냅스 기능도 구현했다. 자외선을 비추면 소자의 전도 상태가 변화했으며, 빛과 전기적 신호를 조절해 전도도를 여러 단계로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인간의 뇌에서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시냅스가 반복적인 자극에 따라 연결 강도를 변화시키는 것과 유사한 원리다. 즉 빛을 일종의 학습 신호로 활용해, 반도체 소자가 자극을 기억하고 이에 따라 상태를 변화시키도록 한 것이다.
이번 성과는 구현이 까다로운 p형 비정질 산화물 반도체에서 메모리와 인공 시냅스 기능을 동시에 구현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기존 산화물 반도체 연구는 대부분 전자가 전류를 운반하는 n형 반도체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으며, 정공이 전류를 운반하는 p형 산화물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구현이 어려워 관련 연구가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p형 비정질 산화물 반도체에서도 우수한 메모리 특성과 빛에 반응하는 인공 시냅스 기능을 함께 구현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또한 비교적 간단한 저온 산화 공정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향후 n형과 p형 산화물 반도체를 결합한 저전력 회로를 비롯해 광전자 메모리, 인공지능 반도체, 뉴로모픽 소자 등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정문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새로운 p형 산화물 반도체가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 역할뿐 아니라 빛을 이용해 학습하는 인공 시냅스 기능까지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향후 메모리와 정보처리를 결합한 저전력 인공지능 반도체와 빛에 반응하는 뉴로모픽 소자 개발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메카트로닉스공학과 방승호 교수, 한양대학교 물리학과 최덕규 박사과정생, 미국 텍사스대학교 댈러스 물리학과 서형찬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한양대학교 물리학과 정문석 교수, 숭실대학교 물리학과 오홍석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물리학과 김동욱 교수가 교신저자로 연구를 주도했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혁신연구센터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국가슈퍼컴퓨팅센터, 건국대학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나노·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Small」 제22권 53호에 게재됐으며, 표지논문(Cover Picture)으로 선정됐다.

[그림자료] 비정질 TeO₃와 대기 분자의 상호작용을 나타낸 모식도인 「Small」 표지 이미지(왼쪽)와 주변 환경에 따른 메모리 윈도우 변화, 멀티레벨 메모리 및 뉴로모픽 소자 특성 결과(오른쪽)

[사진자료] 윗줄 왼쪽부터 방승호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교수(공동 제1저자), 최덕규 한양대학교 박사과정생(공동 제1저자), 서형찬 미국 텍사스대학교 댈러스 박사(공동 제1저자). 아랫줄 왼쪽부터 정문석 한양대학교 교수(교신저자), 오홍석 숭실대학교 교수(교신저자), 김동욱 이화여자대학교 교수(교신저자).
출처 : 뉴스H(http://www.newshyu.com)
